정든 고향을 등지고 자유의 품으로 찾아온 새터민 여성작가들이 그리움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다. 평소 시인이나 문인으로 등단했던 새터민 여성들이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자리를 통해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복받치는 반가움과 함께 여성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마음이 아플 때 쓰는 시”로 널리 알려진 위영금 작가의 사회로 진행된 총 4회 만남은 2024년 용인문화재단 문화예술 공모지원사업으로 행복여정문학이 주최하고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용인특례시, 용인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문화사업의 일환이다.
행복여정문학 위영금 대표는 2020년 “두만강 시간”이라는 시집과 2023년 수필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2024년 시집 "오늘도 마음에 꽃을 심는다."를 발표하면서 새터민 여성들의 문화적 센터역할을 맡고 있다.
4명의 작가 중 가장 먼저 만남을 가진 박은아 시인의 6월 15일을 시작으로 29일, 7월 20일, 27일로 이어졌다. 용인시 근현대사 미술관 담다 2층에서 매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 첫 번째 순서로 나선 박은아 시인은 1980년생으로 함경북도 출신의 여성으로서 당시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며 기아에 허덕이던 시절 중국으로 탈북 한 바 있다.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몇 일만 다녀오겠다며 18살의 나이로 손 편지만 남기고 가출한지 27년간의 시간을 회상하며 지은 “창공을 나는 새” 시집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탈북이후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 중국에서 18년간 살아온 어려움에 대한 실화와 함께 자유대한민국에서 마음껏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특히 책자의 발행에 대한 배경과 함축된 시로 표현하기까지의 심경을 설명하며 한 마리의 새가되어서라도 고향의 부모님을 보고 싶은 한을 풀고 싶다는 대목에서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새터민 여성들의 공통점은 대동소이하다.
대부분 가난과 억압을 견디지 못해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을 시도한 것인데 중국을 거쳐 제 3국을 경유하는 경로를 거친다.
죄가 있다면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며 출신성분에 따라 중산층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힘겹게 살벌한 통제 속에서 눈치를 보며 산다는 점이다. 이어진 6월 29일에는 김다혜 소설 "내 이름은 김다혜 기억의 조각으로 이름을 묻다.“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1982년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여성의 삶을 담은 실화소설로써 실제 본명은 82년생 김지영으로 탈북과정에서 겪은 체험담과 현재 대한민국에 살면서 느낀 자유에 대해 적나라하게 소감을 피력했다. 한결같은 공통점은 남은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효심이 함께 자리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북한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탈북과정에 대한 브로커들의 소개비도 대폭 상승됐고 북한의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과정에 수수료도 많이 올라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총 35,000명의 새터민 중에 약 60%인 2만 여명이 매년 50만원에서 400만원 상당의 현금을 중국에 활동 중인 브로커를 통해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연간 250억 원 규모이며 특히 경찰에서 이 같은 대북 송금에 대해 외국환 거래법위반으로 수사를 벌이자 송금 수수료도 50%까지 올랐다.
다음 순서로는 7월 20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인 근현대사 미술관 담다에서 이소원 작가가 ”나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는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책자발행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소원 작가는 남한사회에서 체험한 경험을 감안할 때 마냥 좋은 면만 있지는 않았다며 모든 일든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에서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원 작가는 어렵게 탈북한 과정과 현재 문학인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누리며 스스로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며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신을 더욱 귀하게 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7월 27일 발표한 정서윤 작가는 ”경계에 있는 나를 보다“라는 책자의 발행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만남에는 강봉순 시인의 시낭송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용운), 사랑이라는 이름의 길 (이정하)이 협연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사회복지시설 한울 장애인 공동체에서도 많은 참석자들이 자리를 빛내 주었다.
한편 이번 4차례의 만남을 주최한 행복여정문학 위영금 대표 또한 새터민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향후 작가들의 인적 교류와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사업을 벌일 것이라며 새터민들이 같은 민족으로서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첫 번째 만남을 가진 박은아 시인 또한 ”남북한이 언제 하나 될지 모르지만 어렵게 선택한 길인만큼 성공적인 삶, 부끄럽지 않고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자부할 수 있는 삶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균식 기자